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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일 서재

팔로우십이라는 말

제5회1부 리더십과 팔로우십2026-09-14약 4분

「팔로우십」이라는 말을 회의 자리에서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저는 거의 없습니다.

쓰지 않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에서 「따른다」는 말이 수동적으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따르는 사람이라고 하면 스스로 정하지 않는 사람, 시키는 것을 하는 사람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조직에서 실제로 일이 되는 과정을 떠올려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좋은 결정도 아래에서 실행되지 않으면 문서로 남고, 나쁜 결정도 아래에서 막히면 사고까지 가지 않습니다.

그러니 따르는 자리는 생각보다 힘이 센 자리입니다.

팔로우십은 순종이 아닙니다

앞 회에서 켈리를 잠깐 불렀습니다. 이제 그가 나눈 것을 펼쳐 보겠습니다.

켈리는 팔로워를 두 축으로 나누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가,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가입니다.

스스로 생각한다시키는 대로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한다모범형순응형
소극적으로 한다소외형수동형

여기서 눈여겨볼 칸은 순응형입니다. 열심히 하고 말도 잘 듣습니다. 조직에서 편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켈리는 이 자리를 좋은 팔로워로 보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외형도 마찬가지입니다. 판단은 날카로운데 참여하지 않습니다. 회의에서는 침묵하고 밖에서 비판합니다. 조직에 대한 애정이 식은 것이 아니라, 대개는 여러 번 말했다가 반영되지 않은 사람입니다.

둘 다 높은 자리를 켈리는 모범적 팔로워라고 불렀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입니다.

켈리는 여기에 하나를 더 두었습니다. 네 모퉁이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 있는 실무형입니다. 눈에 띄지 않게 제 몫을 하면서 상황을 살피는 사람입니다. 조직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따르는 것과 시키는 대로 하는 것

이 둘을 가르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같은 일을 했더라도, 묻고 따져 본 뒤에 동의해서 한 것과 묻지 않고 한 것은 다릅니다. 앞의 것은 따른 것이고 뒤의 것은 시키는 대로 한 것입니다.

밖에서 보면 구분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갈립니다. 따른 사람은 자기 몫의 책임을 집니다. 시키는 대로 한 사람은 지시를 가리킵니다.

따르는 것시키는 대로 하는 것
앞에서묻고 따집니다묻지 않습니다
정한 뒤자기 일로 합니다남의 일로 합니다
문제가 생기면함께 책임집니다지시를 가리킵니다
리더에게부담스럽습니다편합니다

마지막 줄이 어렵습니다. 좋은 팔로워는 리더에게 편한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직에서 순응형이 자라기 쉽습니다. 묻지 않는 쪽이 서로 편하기 때문입니다.

사회복지사에게는 조금 다릅니다

사회복지사에게 이 구분은 조금 더 무겁습니다. 우리에게는 조직 말고 하나가 더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선서를 하고 윤리강령을 따릅니다. 그 앞에는 이용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직의 결정과 이용자의 이익이 언제나 같은 방향은 아닙니다.

실적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부르는 일, 예산에 맞추어 사업을 정하는 일, 위에서 정해진 방향에 사례를 맞추는 일. 크게 잘못된 일이 아니어서 그냥 지나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순간에 순응은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의 문제가 됩니다.

저는 앞선 책에서 사회복지사의 자유의지에 대해 썼습니다. 선서문의 마지막 문장에 「나의 자유의지에 따라」라는 말이 있다는 것, 그 문장이 앞의 모든 다짐을 의무가 아니라 선택으로 되돌려 놓는다는 것을 적었습니다.

팔로우십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따르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입니다. 선택이기 때문에 책임이 따르고, 선택이기 때문에 따르지 않기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49는 순종의 몫이 아닙니다.

판단의 몫입니다.

리더가 51을 가지는 것은 먼저 방향을 정하고 먼저 책임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방향이 옳은지 묻고, 옳으면 자기 일로 만들고, 틀리면 틀렸다고 말하는 몫은 남은 49에 있습니다.

이 49가 비어 있는 조직에서는 방향이 아무리 옳아도 조직이 자라지 않습니다. 그리고 방향이 틀렸을 때는 막을 것이 없습니다.

다만 49를 채우는 일이 따르는 쪽만의 숙제는 아닙니다. 물을 수 있는 자리를 열어 두는 것은 51의 몫입니다. 묻는 사람이 번번이 불편해지는 조직에서는 아무도 오래 묻지 않습니다.

연재 중인 원고입니다. 책으로 묶는 과정에서 내용이 고쳐지거나 보태질 수 있습니다.

이 연재를 쓰는 사람이 낸 책들이 전재일 서재에 있습니다. 일곱 권은 무료로 읽으실 수 있고, 현장 실무서 두 권은 종이책으로도 나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