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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일 서재

막막함

제10회2부 49를 채우는 것2026-09-29약 3분

제가 남긴 기록을 누가 썼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모니터링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려 들면 그때부터 다른 일이 됩니다. 몇 사람이 봤는지 세기 시작하면, 남기는 일이 아니라 재는 일이 되니까요.

그러니 이 회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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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돌아온 것

몇 가지는 돌아왔습니다.

제가 쓴 글이나 유튜브 영상을 보고 강의를 의뢰해 오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저를 아는 분이 아니라 제 기록을 먼저 만난 분들이었습니다. 앞 회에서 브랜드는 내가 없는 자리에서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이라고 적었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때 알았습니다. 제가 없는 자리에 제 글이 대신 가 있었던 것입니다.

협회의 매뉴얼 만드는 일을 도운 적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제 기록이 적용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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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복지관에서 동료들과 만든 매뉴얼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 있던 프로그램을 다른 복지관이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비슷하다고 적으려다 고칩니다. 똑같았습니다.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돌아보면 이런 물음이 남습니다.

그것을 제가 남긴 기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제가 공부해서 만든 프로그램인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그 매뉴얼은 동료들과 함께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공부한 것도 어디선가 배운 것입니다. 앞 회에서 적었듯 제 역량은 저만의 것이 아닙니다.

사회복지에서 「내가 만들었다」는 말은 늘 절반만 맞습니다. 그러니 「가져갔다」는 말도 절반만 맞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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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유의 힘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 공유에 저에게 돌아오는 대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누군가 그것을 잘 써 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2015년에 새 복지관을 개관하면서 남긴 기록들도 그렇습니다. 개관은 준비할 것이 끝도 없는데 물어볼 데는 마땅치 않은 일입니다. 저는 그때 겪은 것들을 적어 두었습니다.

그 글이 공유되고 누군가에게 쓰임을 받았을 때, 그때 그 글의 값이 생깁니다. 쓰이지 않으면 그냥 제 일지입니다.

돌아온 것은 블로그 댓글에 달린 고맙다는 인사가 전부였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제가 개관을 준비하며 느꼈던 막막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댓글을 단 사람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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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과 홍보를 가르는 것

8회에서 브랜딩은 홍보가 아니라 축적이라고 적었습니다. 둘을 무엇으로 가르는지 그때는 분명히 말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한 가지는 말할 수 있겠습니다.

대가를 계산하지 않을 때 쌓이고, 계산하기 시작하면 홍보가 됩니다.

몇 사람이 봤는지, 이 글이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줄지 재기 시작하면 글의 방향이 바뀝니다. 읽는 사람이 필요한 것 대신 내가 보이고 싶은 것을 쓰게 됩니다. 그러면 그 글은 한 번은 읽히고 다시는 꺼내지지 않습니다.

기록이 어디에 가 닿았는지 우리는 끝내 모릅니다. 그래서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 일이고, 확인되지 않는 것을 여러 해 계속하는 것은 어떤 종류의 믿음입니다.

저는 그 믿음이 사회복지사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일이 원래 그렇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삶에 무엇이 남았는지 우리는 대개 확인하지 못한 채로 다음 사람을 만납니다.

연재 중인 원고입니다. 책으로 묶는 과정에서 내용이 고쳐지거나 보태질 수 있습니다.

이 연재를 쓰는 사람이 낸 책들이 전재일 서재에 있습니다. 일곱 권은 무료로 읽으실 수 있고, 현장 실무서 두 권은 종이책으로도 나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