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에서 저는 개인의 브랜드가 조직을 버티게 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 반대쪽은 어떻게 됩니까. 조직을 떠날 때, 그 사람에게는 무엇이 남습니까.
9회에서 이 이야기를 뒤에서 하겠다고 미뤄 두었습니다. 이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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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오 년을 일한 곳을 떠났습니다
첫 직장에서 십오 년을 일했습니다. 그리고 떠났습니다.
옮겨 간 곳은 아직 개관하지 않은 복지관이었습니다. 1월에 들어갔고 5월에 개관했습니다. 넉 달 동안 모든 것을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관장님도 관장이라는 자리가 처음인 분이었습니다. 구성원 다수가 사회복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거나, 새 직책과 새 업무를 맡은 사람이었습니다.
기댈 데가 없었습니다. 「원래 이렇게 합니다」라고 말해 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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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것이 가능성이었습니다
없다는 것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할 일이 많은 만큼 할 수 있는 것도 많았습니다. 그때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그리는 대로 할 수 있구나.
복지관이 세워진 곳은 신도시였습니다. 동네 자체가 새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이 한 걸음 더 갔습니다.
우리가 한 일들이 이곳의 복지 역사가 될 수도 있겠구나.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아마 그 무렵 어딘가에 그런 글을 적어 두었을 것입니다.
13회에서 리더만 강한 조직과 구성원이 저마다 강한 조직을 견주었는데, 그때 우리는 앞의 조직이 될 수 없었습니다. 모두가 처음이었으니까요. 관장님도 그 자리가 처음이셨습니다.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서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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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오지 않은 것
여기서 제가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십오 년이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그 기관에서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못했는지, 누구와 어떻게 일했는지. 그것을 알던 사람들이 거기 남았기 때문입니다.
명함이 바뀌었고, 저를 부르던 자리가 사라졌고, 연락처 목록의 절반이 쓸모없어졌습니다. 9회에서 사회복지사의 관계는 대개 기관이 정해 준다고 적었는데, 그 관계가 자리와 함께 정리된 것입니다.
새로운 도시, 새로운 기관에서의 저는 십오 년 동안 있던 그 복지관에서의 제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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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남은 물음은 하나였습니다
거기서의 공(功)이 있고 과(過)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무엇을 할 것인가. 그것만 남았습니다.
이 말은 서운하게 들릴 수도 있고 후련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후련한 쪽이었습니다. 과도 따라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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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다시 봅니다
8회에서 저는 브랜드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내가 없는 자리에서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
그 정의는 맞습니다. 다만 반쪽입니다. 그 말을 하던 사람들이 이전 기관에 남아 있으니까요. 옮기면 그 말도 거기 남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따라옵니까.
몸에 붙은 것입니다. 할 줄 아는 것, 묻는 습관, 기록하는 버릇, 막혔을 때 무엇부터 찾는지. 11회에서 학습하고 실천하고 기록하는 동안 자란다고 적은 그것들입니다.
이것은 명함에 안 적히고 남이 알아주지도 않습니다. 다만 짐 쌀 때 같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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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브랜드는 남이 하는 말에서 시작하지만, 그 말에 머물면 옮길 때마다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끝까지 남는 것은 내 안에 붙은 것입니다. 그것만이 다음 자리에서 다시 말이 되어 나옵니다.
새 기관에서 저는 다시 쌓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보다는 빨랐습니다. 쌓는 법을 알고 갔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