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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일 서재

기대고 있었습니다

제17회3부 조직의 공기2026-10-10약 3분

앞 회에서 배운 것 하나를 적었습니다. 하나가 더 있습니다.

앞의 것은 누가 무엇을 해 주어서 배운 것이었습니다. 이번 것은 다릅니다. 누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 제가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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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도 약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 장면은 적지 않겠습니다. 적으면 사람이 드러납니다. 3부를 시작하면서 리더를 평하는 자리로 쓰지 않겠다고 한 것은 이런 대목을 두고 한 말이었습니다.

대신 그때 제 안에서 일어난 일을 적겠습니다. 그쪽이 이 책이 할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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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기대고 있었나

그때 제가 무엇을 느꼈는지도 적지 않겠습니다.

다만 나중에 되짚어 보니 하나가 분명해졌습니다. 저는 리더 한 사람이 기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결정을 책임져 줄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그렇게 흔들릴 이유가 없었습니다. 흔들렸다는 것은 거기에 무게를 얹어 두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회복지조직에서 하루에 나는 결정을 헤아려 보면 압니다. 이 사례를 누구에게 연결할지, 이 어르신을 오늘 한 번 더 볼지, 신청서가 하루 늦은 것을 받을지 말지. 결재가 필요한 일은 그중 얼마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리더 앞에 오지도 않습니다.

리더가 다 책임진다는 말은, 그 결정들이 없는 척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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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는 것이 잘못은 아닙니다

여기서 오해가 없어야겠습니다. 기대고 있었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닙니다.

신입 때는 기대야 합니다.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자리에서 혼자 정하려 들면 그편이 더 위험합니다. 기대는 것은 그 시기에 맞는 일입니다.

문제는 연차가 차도 그대로일 때입니다.

6회에서 저는 팔로워가 자기 일에 책임지고 리더는 남의 일에 책임진다고 적었습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 기대던 자리에서 함께 지는 자리로 옮겨 가는 대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옮겨 가지 않으면, 오래 일한 사람이 오래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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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떻게 하나

여기서 갈립니다.

하나는 더 나은 리더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 길은 실제로 있습니다. 리더가 바뀌어 조직이 나아지는 일을 저는 보았습니다.

다만 이것은 운입니다. 좋은 슈퍼바이저를 만나는 일이 상당 부분 운이라고 4회에 적었습니다. 좋은 리더십을 만나는 일도 그렇습니다. 운에 기대는 계획은 계획이 아닙니다.

다른 하나는 따르는 쪽이 자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쪽을 골랐습니다. 골랐다기보다, 그때 남은 것이 그것뿐이었습니다.

따르는 쪽이 자란다는 것은 리더를 대신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앞에서 적은 그 결정들 — 리더 앞에 오지도 않는 결정들 — 을 자기 것으로 안는다는 말입니다. 어차피 내가 하고 있던 것을, 내가 하고 있다고 아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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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2부에 적은 이야기가 여기서 나왔습니다.

브랜딩이 홍보가 아니라는 것, 그것을 만드는 셋이 학습과 실천과 기록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이기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 8회부터 15회까지 적은 이야기들입니다.

그 출발점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기대고 있던 것이 흔들린 자리였습니다.

3회에서 저는 리더십을 100이 아니라 51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때는 셈으로 적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겪어서 알았습니다.

연재 중인 원고입니다. 책으로 묶는 과정에서 내용이 고쳐지거나 보태질 수 있습니다.

이 연재를 쓰는 사람이 낸 책들이 전재일 서재에 있습니다. 일곱 권은 무료로 읽으실 수 있고, 현장 실무서 두 권은 종이책으로도 나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