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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일 서재

혼자 다 하려다

제19회3부 조직의 공기2026-10-12약 4분

앞 회에서 저는 무엇이 힘들었는지를 적고, 사람이 모질어서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왜 그런 일이 생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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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한 조직에서도 보았고 다른 기관의 관장님들을 보면서도 느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지고 결정하려는 리더는, 결코 다 책임질 수 없고 다 결정할 수도 없습니다.

능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양의 문제입니다. 17회에 적었듯이 기관에서 나는 결정은 헤아려 보면 많고, 그 대부분은 애초에 리더 앞에 오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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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하면 어떻게 되는가

그럼에도 다 하려고 하면 이렇게 됩니다.

위임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모든 것이 한 사람 앞에 줄을 섭니다. 줄이 길어지면 결정이 늦어집니다.

그리고 늦어진 것의 책임은 아래로 옵니다. 왜 진작 올리지 않았느냐, 왜 미리 챙기지 않았느냐. 결정을 하지 못한 자리와 책임을 지는 자리가 어긋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배웁니다. 먼저 움직이면 손해라는 것을. 그래서 아무도 먼저 정하지 않습니다.

다 책임지려 하면, 아무도 책임지지 못하는 조직이 됩니다.

그 끝에서 리더도 지칩니다. 혼자 다 지고 있으니 당연합니다. 구성원도 지칩니다. 지고 싶어도 질 수 없으니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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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놓지 못하는가

짐작을 하나 적어 두겠습니다. 물어본 적은 없으니 짐작입니다.

책임이 결국 자기에게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맡겨서 잘못되어도 밖에서는 리더를 봅니다. 구청에서도 법인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놓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일은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잘못의 값을 이용자가 치릅니다. 늦게 연결된 사례, 놓친 신호. 그 값을 생각하면 손에 쥐고 있는 편이 안전해 보입니다.

이 마음을 저는 알 것 같습니다. 다만 마음을 안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놓지 않은 채로 시간이 가면, 위에 적은 일이 그대로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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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은 여기서 나왔습니다

이 관찰이 저에게 51:49라는 생각을 굳혀 주었습니다.

3회에서는 셈으로 적었습니다. 반반에서 한 칸을 옮긴 것이라고. 17회에서는 겪어서 알았다고 적었습니다. 여기서는 보아서 알았습니다.

리더의 몫이 100이라고 두면 위의 일이 벌어집니다. 51이라고 두어야 나머지 49가 있을 자리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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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 주셨을 때

반대쪽도 겪었습니다.

새로 개관한 복지관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14회에서 「우리가 그리는 대로 할 수 있구나」라고 적은 그곳입니다. 모든 것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조직이었고, 관장님은 많은 부분을 맡겨 주셨습니다.

복지관이 들어선 곳은 새로 생긴 동네였습니다. 베드타운에 가까웠습니다. 낮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그러니 복지관을 찾는 사람도 적었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이 실제로 만나야 할 사람들은 복지관에서 멀리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 중심 실천을 했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이 복지관에 앉아 기다리지 않고 각 동으로 나가, 그 현장에서 일하게 한 것입니다.

기획부터 추진까지 관장님, 팀장들과 여러 차례 논의했고 운영위원회에도 보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관장님은 대부분을 맡겨 주셨습니다.

제 생각에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만든 것은 동료들과 함께였습니다.

이 일을 돌아보면 하나가 보입니다. 맡긴다는 것은 손을 놓는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논의는 여러 차례 있었고 보고도 있었습니다. 다만 정하는 일을 그 일을 아는 사람 쪽에 두었습니다.

해설에 적은 대로, 정보가 현장에 흩어져 있는 일은 함께 정하는 편이 맞습니다. 동네의 사정은 동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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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으로 인정한다면

한 가지를 더 적고 싶습니다.

우리는 사회복지사를 전문직이라고 부릅니다. 15회에서 전문성이 무엇으로 드러나는지를 적었습니다.

전문직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자격증을 인정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판단을 인정한다는 말입니다. 5회에서 49가 순종의 몫이 아니라 판단의 몫이라고 적은 그 몫입니다.

그러니 동료로서 신뢰하고, 자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예전에 읽은 『반영조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동료의 생각을 인정하고 반영해 주는 조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서툽니다. 맡겨 놓으면 늦고, 어긋나고, 다시 해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그것을 견디지 못하면 다시 혼자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서투름을 지나야 그 사람의 힘이 되고, 그 힘이 모여 조직의 힘이 됩니다. 13회에서 적은 것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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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그 누구도 혼자 책임지거나 다 잘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인정하는 데서 51:49가 시작됩니다.

연재 중인 원고입니다. 책으로 묶는 과정에서 내용이 고쳐지거나 보태질 수 있습니다.

이 연재를 쓰는 사람이 낸 책들이 전재일 서재에 있습니다. 일곱 권은 무료로 읽으실 수 있고, 현장 실무서 두 권은 종이책으로도 나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