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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일 서재

한 사람의 역량으로 자란 조직

제25회4부 흔들리지 않는 조직2026-10-18약 4분

3부에서는 리더가 바뀌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적었습니다.

4부는 반대쪽을 묻습니다. 무엇이 있으면 덜 흔들립니까.

답으로 바로 가기 전에 흔들리는 쪽을 먼저 보겠습니다. 한 사람의 역량으로 자란 조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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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마다 다르게 옵니다

사람이 바뀌면 영향은 큽니다. 다만 같은 크기로 오지는 않습니다.

누가 바뀌면어디까지 갑니까
관장조직 전체
팀장팀 구성원에게 먼저, 그다음 기관으로
일을 잘하던 한 사람그가 맡고 있던 사업

아래로 갈수록 작아 보입니다.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 한 사업이 기관의 얼굴인 경우가 있고, 그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일까지 받쳐 주고 있던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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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흔들리는 것은 빈자리가 아닙니다

한 사람이 빠지면 그 자리를 메워야 합니다.

옆에서 한 사람을 옮겨 옵니다. 그러면 옮겨 온 자리가 또 빕니다. 그 일은 남은 사람들이 나눠 맡습니다. 나눠 맡은 사람들의 원래 일은 뒤로 밀립니다. 밀린 일은 대개 급하지 않은 일이고, 급하지 않은 일은 대개 오래 걸려 열매를 맺는 일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빠진 자리보다 그 자리를 메우느라 움직인 다른 자리들이 더 크게 흔들립니다.

조직은 생물이 아닙니다. 그런데 생물의 생리와 닮은 데가 있습니다. 한 군데를 누르면 누른 데가 아니라 다른 데가 부풀어 오릅니다.

칸 하나가 비면, 그 칸에 이어진 선들이 함께 흔들립니다
칸 하나가 비면, 그 칸에 이어진 선들이 함께 흔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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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하던 사람이 빠졌을 때

이런 조직을 보았습니다. 20회에 적은 것과 닮았습니다. 다만 여기서 보려는 것은 시설장이 아니라 빠져나간 사람 쪽입니다.

시설장이 바뀌었습니다. 앞의 것을 대체로 부인하면서 자기 뜻대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간관리자 한 사람이 나름대로 막아 냈습니다. 한동안은 그럭저럭 막아졌습니다.

그러다 힘이 부쳤습니다. 그 사람이 조직을 떠났습니다.

그다음이 빨랐습니다. 가로막던 것이 없어지자 바뀌는 속도가 붙었습니다. 그리고 조직은 그 뒤로 조금씩 가라앉았습니다.

그 방어가 늘 옳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22회에 적었듯이 방패는 벽이 되기도 합니다. 막힌 쪽에서 보면 그 사람이 조직이 바뀌지 못한 이유였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보고 싶은 것은 옳고 그름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빠진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붙들고 있던 균형이 함께 빠졌다는 것입니다.

13회에서 리더가 바뀔 때 버티는 일이 중간에 쏠려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그 무게를 지던 몇 사람이 지치거나 떠나면 조직이 함께 흔들린다고도 적었습니다. 여기서 본 것이 그 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있는 동안에는 그가 무엇을 붙들고 있었는지 드러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저는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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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이지 않은 몫

한 사람의 리더십으로만 움직이던 조직에서는 나머지 사람들이 수동적인 자리에 놓이기 쉽습니다.

5회에서 저는 49가 순종의 몫이 아니라 판단의 몫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판단할 일이 아예 오지 않으면, 그 몫은 쓰이지 않은 채로 있습니다. 쓰이지 않은 몫은 조용히 줄어듭니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쓸 일이 없어서입니다.

그래서 그 한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면 선장 없는 배 같아진다고들 합니다. 조종사 없는 비행기라고도 합니다.

저는 이 비유가 나올 때마다 한 번 걸립니다.

배에서 키를 잡는 사람은 한 사람입니다. 비행기도 마지막 책임은 기장 한 사람이 집니다. 그러니 그 비유가 잘 들어맞는 조직이라면, 그 조직은 이미 한 사람에게만 키를 맡겨 둔 것입니다.

비유가 틀려서 문제가 아니라, 잘 맞아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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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힘으로 자란 것은 진짜입니다. 그 사람이 없었다면 그 조직은 그만큼 자라지 못했습니다. 이 회에서 제가 묻고 싶은 것은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렇게까지 자라게 해 준 사람에게 조직은 무엇을 남겨 주었는가 쪽입니다.

그리고 빈자리를 메우다가 남은 사람들이 오히려 자라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19회에서 서투름을 지나야 그 사람의 힘이 된다고 적은 그것입니다. 다만 그것은 조직이 그 서투름을 견뎌 줄 때의 이야기입니다. 견디지 못하면 다시 한 사람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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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조종석에 여럿이 앉은 조직은 어떤 모습입니까.

연재 중인 원고입니다. 책으로 묶는 과정에서 내용이 고쳐지거나 보태질 수 있습니다.

이 연재를 쓰는 사람이 낸 책들이 전재일 서재에 있습니다. 일곱 권은 무료로 읽으실 수 있고, 현장 실무서 두 권은 종이책으로도 나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