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회 끝에서 물었습니다. 조종석에 여럿이 앉은 조직은 어떤 모습입니까.
그런 조직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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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달랐습니다
직원들이 굉장히 임파워되어 있었습니다.
거창한 제도가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회의를 한 번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그 회의는 보고를 받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보고를 하고 그것에 대한 관장의 피드백을 받는 것으로 끝나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서로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의견을 냈다고 해서 비난받지 않았습니다. 모자란 데가 보이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채웠습니다. 한 사람이 맡은 사업이 그 자리에서 잠깐 여러 사람의 사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웬만해서는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었습니다.
이 마지막 줄이 없으면 앞의 것들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말은 하게 두고 정하는 것은 그대로인 자리가 있습니다. 거기서 사람들은 한두 번 말해 보고 그만둡니다.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한 것이 반영되는 것은 다릅니다.
거절이 쌓이면 사람은 입을 닫습니다. 반대로 자기 의견이 실제로 반영되는 것을 한 번 겪으면 달라집니다. 그다음부터 그 사업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게 됩니다. 제가 본 것은 그랬습니다. 반영된 사람은 더 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4회에서 적은, 말하지 않게 되는 조직의 반대편이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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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번
반대쪽도 겪었습니다.
여러 해 동안 월례회의를 했습니다. 세어 보니 예순 번쯤 됩니다.
그 예순 번이 거의 같았습니다. 보고하고, 지적을 받고, 끝납니다. 순서도 같고 공기도 같았습니다. 회의가 끝나면 사람들은 자리로 돌아가 하던 일을 계속했습니다. 회의에서 무엇이 새로 정해진 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 예순 번이 저에게 남긴 것이 있습니다.
그 뒤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 회의는 하지 않겠다.
배운 것이 아니라 하지 않겠다고 정한 것입니다. 뒤에 제가 회의를 여는 자리에 섰을 때 그 생각이 기준이 되었습니다.
회의는 그 조직이 사람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가장 짧은 시간에 드러나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한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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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에서는 이것이 특히 그렇습니다
사회복지의 결정에는 옳고 그름이 갈리는 때가 많습니다.
누구를 먼저 만날 것인가. 이 정보를 어디까지 나눌 것인가. 가족의 뜻과 당사자의 뜻이 다를 때 어느 쪽에 설 것인가. 정답이 적혀 있지 않고, 적혀 있어도 이 사람에게 그대로 맞지는 않습니다.
이런 판단을 한 사람이 혼자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혼자 내린 판단은 대개 그 사람이 평소에 생각하던 쪽으로 갑니다. 그래서 의견과 피드백이 오가야 합니다. 윤리강령이 동료와의 관계를 따로 두고 있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입을 닫은 조직에서는 이 판단이 결국 한 사람 몫이 됩니다. 그 한 사람이 아무리 애써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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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해야 하는 일
사회복지조직은 변화에 유연해야 합니다.
제도가 바뀌고 지침이 내려오고 지역이 달라집니다. 우리가 정하지 않은 것이 우리 일을 바꿉니다.
리더십이 나뉘어 있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바뀐 것을 알아보는 눈이 여럿이고, 바꿔 가는 손도 여럿입니다. 위에서 알아보고 아래로 내려보내는 조직보다 한 박자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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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이 많으면
이 이야기를 꺼내면 곧바로 따라오는 말이 있습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앞 회에서 배 비유에 한 번 걸렸는데 여기서 또 배가 나옵니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은 리더십이 나뉘어서가 아니라 아무도 정하지 않아서입니다. 나뉜 것과 없는 것은 다릅니다.
나뉜 조직에서도 정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다만 정하기 전에 여러 입이 열려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5회와 24회에 적었듯이 말을 꺼낸 사람에게 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다른 쪽으로 정해졌을 때 그 결정을 자기 손으로 받아 드는 것입니다. 그 뒷부분이 없으면 그때는 정말 산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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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너무나 쉽게
여기까지 적으면 답이 나온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제가 본 것 가운데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임파워되어 있던 조직도 관장이 바뀌자 무너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럿의 리더십으로 움직이던 조직이었습니다. 그것도 너무나 쉽게.
몇 달이면 충분했습니다. 말이 줄고, 회의가 짧아지고, 의견 대신 보고가 올라옵니다. 여러 해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 한 계절에 없어집니다.
13회와 22회에서 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가지고 있으면 된다고 적었습니다. 그 말과 지금 이 말은 어긋나 보입니다. 어긋나지 않게 하려면 그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물어야 합니다.
왜 그렇게 쉬웠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임파워먼트가 나눠 가진 것이 아니라 빌려 쓴 것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앞의 리더가 열어 준 자리에서 말하고 있었다면, 그 자리를 닫는 사람이 오면 말은 그냥 멈춥니다. 자리는 빌려준 사람의 것이었으니까요.
16회에서 임파워먼트는 없는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힘을 되찾게 하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콩거와 카눙고도 그것을 권한을 나눠 주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살아나는 과정으로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관장이 바뀌자 사라진 것은 임파워먼트가 아니라 허락이었던 셈입니다. 나눠 준 권한은 거둘 수 있습니다. 살아난 믿음은 그만큼 쉽게 빼앗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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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리더십을 나누면 됩니다」로 4부를 닫을 수는 없습니다.
나뉘어 있다는 것은 상태입니다. 상태는 사람이 바뀌면 바뀝니다. 어떤 리더십이어야 그 상태가 유지되는가는 아직 답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뒤에서 하겠습니다.
먼저 물을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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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떠난 뒤에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